불가촉 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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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불가촉 천민

불가촉 천민(Untouchable, 不可觸賤民)은 힌디어로 달리트(Dalit, दलित)[1] 혹은 하리잔(Harijan, हरिजन)[2], '파리아(Pariah)', '아추트(Achut)'라고도 하며, 4가지 카스트에도 들지 못하는 최하의 계급으로서 사실상 5번째 계급에 해당한다.

유래

불가촉천민의 기원과 관련된 명시적인 언급은 발견되지 않지만, 카스트 제도가 성립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4개의 바르나에도 속하지 못하는 최하층 계급이 더 추가되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조상은 밀림이나 산지에서 원시 생활을 누리고 있던 인도 선주민들로 추정되는데, 아리아인들의 정복활동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그 들 중 일부는 수드라 계급으로 다른 일부는 불가촉천민의 형태로 인도 고대 사회에 점차 흡수되어 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 정복되지는 않았지만 인도 문명권에 뒤늦게 편입된 비주류 토착민들도 이들의 일부를 이루었을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 형성된 피정복민의 지위가 사회제도상의 차별의 형태로 고착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불가촉천민들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으면서 사회에서 가장 더럽고 혐오스러운 일들을 맡으며 살아가야했다.

현황

말 그대로 '만질 수도 혹은 만져서도 안되는' 불결하고 더러운 집단을 의미하며, 인도 외에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인근 문화권에서도 존재하고 있다. 유사한 사례로 일본의 부라쿠민과 한국의 백정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이들을 지칭하는 인도 정부의 공식 용어는 지정 카스트(SC) 혹은 지정 부족(ST)이다. 2011년 센서스 통계에 의하면 지정 카스트의 경우 전체 인구의 16%인 2억명 이상이며,[3] 지정 부족의 경우 전체 인구의 8%인 1억명 이상이다.[4]


이들은 오물 및 시체 처리, 하수구 청소, 도축, 무두질 등 힌두교카스트 제도 하에서 불경스럽다고 여겨졌던 일들을 전담해온 집단으로, 일반적인 사회활동을 포함하여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통상의 사회와 격리되어 차별을 받아왔다. 교육이나 의료와 같은 기본적인 공공서비스에서도 당연히 제외되었다. 애초에 사람이 아닌 '오염원'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힌두교에서 조차 버려진 존재였으며, 사실상 동물 혹은 그보다 더 못한 존재로서 학대와 경멸을 받았다. 예를들자면 사원에 출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금지되었으며, 특정지역이나 특정 거리에 나타나는 것도 금지되었다. 경전을 보거나 만지는 것도 금지되었다. 만약 이러한 규율을 어길 시, 마누 법전에 의거 신체를 훼손하거나 생명을 빼앗는 가혹한 응징이 가해졌다. 그리고 마을 내의 '공동우물'도 사용할 수 없었는데, 이러한 규제는 현재까지도 강하게 남아 있는 차별요소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이들을 최악의 오염원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단순한 혐오의 감정을 넘어, 이들과 접촉하기를 매우 두려워했고, 심지어는 눈으로 보는 것조차 피하려고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들을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도록 특별한 표식을 몸에 두르게 하거나, 동물들 처럼 방울을 몸에 달게 강제하기도 했다. 피지배 계층인 수드라의 인생도 매우 고달팠지만 불가촉 천민의 경우는 그보다 더 지옥같은 삶을 살아야했다.

개선 움직임

인도 제헌 헌법에서부터 일체의 차별을 부정했고,[5] 불가촉 천민 제도를 공식적으로 폐지했다.[6] 더불어 역사적으로 차별 받아온 하위 카스트들을 지정 카스트(Scheduled Castes) 혹은 지정 부족(Scheduled Tribes)로 규정하고 그들의 목록을 정리해서 특별 보호 조치를 실시하기도 했다.[7] 또한 공공 부분의 일자리와 대학교 등 고등교육기관의 입학 정원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보장해 주는 쿼터제(Reservation Seats)[8]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고등 교육을 받아 정계 및 재계에서 성공을 거둔 불가촉 천민 출신 유명인들이 상당수 나오기도 했다.


불가촉 천민을 포함한 하위 카스트의 인구가 인도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다보니 이들의 표를 의식한 시혜적 정책이 정치권에서 자주 나오기도 한다. 인도 인민당이나 인도 국민회의 등 거대 양당의 경우 록 사바 의석의 과반을 달성하기 위해 이들의 협력을 얻으려 애쓰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불가촉 천민이 주체가 되거나 혹은 그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9] 혹은 사회 단체 등의 활동이 활발하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의 불가촉 천민들은 자신의 카스트 때문에 여전히 차별과 멸시를 받고 있으며, 더나가 폭행이나 강간, 살해와 같은 강력범죄의 주요 타겟이 되어 희생당하고 있다. 또한 이들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극빈층에 해당하기 때문에 교육 여건이 여의치 않거나 자녀들의 교육열도 높지 않아 빈곤이 대물림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도시 보다 시골 농촌 지역이 더 심각한 편이다.

불가촉 천민 출신 유명인 혹은 단체

  • 불가촉 천민 출신이자 인도 헌법의 아버지로 불리는 초대 법무부 장관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의 경우 불가촉 천민의 처우 개선과 카스트 제도 철폐를 위해 생애를 바쳤다. 그는 차별의 원흉 중 하나를 힌두교의 왜곡된 가르침이라 보았고, 1956년 10월 14일에 수십만명의 불가촉 천민들을 데리고 불교로의 집단 개종 의식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인도 공화당(Republican Party of India)를 창당하여 불가촉 천민들의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 1972년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반카스트 혁명 운동 조직인 '달리트 팬더(Dalit Panthers)'가 설립되어 1980년대까지 투쟁활동을 이어갔다.
  • LJP(Lok Janshakti Party)는 비하르마니푸르에 거점을 두고 있는 불가촉 천민이 주축이된 정당이다.
  • BSP(Bahujan Samaj Party)는 하위 카스트, 여성, 종교 소수자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정당임을 정면에 내새우고 있다. 불가촉 천민 출신인 당수 마야와티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1995년, 1997년, 2002년에서 2003년, 2007년에서 2012년까지 주수상을 역임했다.
  • K. R. 나라야난(Kocheril Raman Narayanan, 1920 ~ 2005)의 경우 불가촉 천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런던 정경대를 나와 자와할랄 네루 정부에서 외교 관련 중책을 시작으로 일본, 영국, 미국 등의 대사를 역임했고, 인디라 간디 정권 때는 록 사바 의원, 라지브 간디 정부에서 국무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다. 1992년 9번째 부통령을 거쳐 1997년 불가촉 천민으로는 최초로 대통령에 올랐다.
  • K. G. 발라크리슈난(Konakuppakatil Gopinathan Balakrishnan, 1945 ~)는 불가촉 천민 출신으로는 최초로 그리고 케랄라 출신 판사로는 최초로 대법원장에 올랐다. 인도 인권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 수쉴쿠마르 쉰데(Sushilkumar Sambhajirao Shinde, 1941 ~)는 불가촉 천민 출신 정치인으로 만모한 싱 정부에서 내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록 사바 원내 대표를 맡기도 했다. 2003년에서 2004년에는 마하라슈트라 주의 주수상을 지내기도 했다.
  • 나렌드라 자다브(Narendra Jadhav, 1953 ~)는 불가촉 천민 출신의 경제학자로 미국 인디아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30여년간 인도 중앙 은행(RBI)에서 수석 경제 보좌관 등의 요직을 지냈고, 푸네 대학교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2010년에서 2014년까지 국가자문회의에 소속되었다.
  • 칼파나 사로지(Kalpana Saroj)는 불가촉 천민 출신의 여성 기업가이다. 마하라슈트라 주 출신이며 '카마니 튜브(Kamani Tubes)'의 CEO이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내어'의 본 모델로 알려져 있다.
  • 메이라 쿠마르(Meira Kumar, 1945 ~)는 불가촉 천민 출신의 여성 정치인이다. 2009년에서 2014년까지 여성으로는 최초로 록 사바의 의장을 지냈다.

참고 자료

각주

각주

  1. 달리트는 산스크리트어로 '억업 받는(oppressed)'이라는 뜻이다.
  2. 마하트마 간디가 불가촉 천민들을 지칭한 말로 '신의 아이'라는 뜻이다.
  3. 2011Census Scheduled Castes
  4. 2011Census Scheduled Tribes
  5. 헌법 제15조
  6. 헌법 제17조
  7. 헌법 제341조 및 제342조
  8. 헌법 제330조 이하
  9. 예를 들면 Bahujan Samaj Party